본문 바로가기
일상연구소 Lab/끄적끄적

[생각정리] 다양성

by 찬도. 2021. 6. 9.
300x250
320x100
SMALL

사람들은 어떠한 것을 볼때,
그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치를 부여한다.
어떤 대상의 성질, 그것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주변사람들의 시각.
혹은 그것의 추상적 의미까지도.

이처럼 사람들은 각자만의
가치 판단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이 점을 직시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것과,
다름인지 옳지 않은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저 모습은 나와 다른 모습이니
이것도, 저것도 모두 존중해야겠거니..
하여 일종의 방관을 하는 것.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요새 들어 각자에게 주어진
주변 것들에 대해 방관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 것 같다.
일명 '취존'이라며 말이다.

다름을 존중하는 것은
공동체 속에서의 사랑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때 말하는 사랑은 에로스적이 아닌 아가페적인 사랑이다.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구를 이해하고 누구를 존중하며
누구를 포용하겠단 말인가.
사랑이 전제되어 있지 않으면
존중은 어느샌가 그 사람에 대한 포기가 되버린다.

'그래 니 멋대로 해라.'

이런 과도한 존중에 대한 문제로는,
많은 청년들이 말하는 부모님께로부터의 독립-이 있다.
이것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때가 있다.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사는 것.
이것이 독립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서로를 인격체로 바라보고
한 가족 공동체 안에 여전히 속하지만
더 이상 상하 관계가 아닌,
서로가 가족 구성원 됨을 인정하고
서로의 의견에 대한 존중이 밑받침 되는 것이다.
독립이라 해서 가족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내 의지라고 말하는, 내 맘대로 사는 삶이 아닌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기성세대에게 바라는 것.
'다름을 존중해 주세요.'
하지만 이것이 기성세대의 방관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는 다름을 존중하는 것의
의미를 벗어난 것이 될 것이다.

이처럼 존중이 서로에 대한 방관의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다름에 대한 '깊이있는 존중'의 부재로,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편 가르기, 집단 이기주의, 성과주의, 왕따 등..

서로에 대한 사랑이 없는 공동체 속에서의
다양성 존중이라함은
서로의 다른 모습을 진정으로 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 없으면 존중이란게 겉으로는 좋아보이고
서로를 포용하는 것 같지만,
각 마음 속에서는 꾸-역꾸-역 참고 견디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마음 밖으로 터져버린다.
혹은 부패하여 마음 속으로 더 썩어 들어가버린다.

요즘 여러가지로 화제가 되고 있는 강남역 살인 사건.

'한 남성이 물리적 힘에 대해서
자신보다 약한 여성들에 대한 분노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
서로의 다름을 사랑하지 못해
결국 밖으로 터져버렸고,
범죄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피해자를 위한 추모식에서 또한,
서로의 다름을 사랑하지 못한 여러 사람들이
이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며
- 여혐, 남혐 -
서로를 비하한다.

하나의 범죄 사건으로,
존중이란 이유때문에 서로를 사랑하지 못했지만
억지로 서로의 다름을 참아가던,
속에서 그저 썩히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 이그나이터가 건드려진 것이다.



이번 강남역 살인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다름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내면 속에서는
그 다름을 사랑하지 못하고
그저 참고 살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많은 사람들이 속병을 앓고 있구나.'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사랑이 사라져 가고
다양성 존중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누구나 이기심을 가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diversity라는 말에
가치를 부여하며
각 사람의 성향들을 존중해주었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람은 공동체에 대한 배려와 사랑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우선적으로 택하게 된다.

남에게 베풀고 먼저 사랑하기를 고민하는 사람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챙기고,
더 사랑받는 사람이 될까 고민하는 사람이 다수가 되었고
;외모 지상주의, 학벌, 수저 계급론 등.

전체주의, 즉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하며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더해가려는 사람보다는
개인주의, 즉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입고, 더 잘 살고, 더 잘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좋아보이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다양성의 존중이라 함은 매우 좋은 마음가짐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좋아보인다'고 하여
우리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가며
실천하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다양성 존중에 대한 이유와 그에 대한 전제 ; 사랑

바로
사랑이다. 사랑.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다름을 존중하게 되고,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이끌어 갈 청년이건
세상을 이끌어 가는 중년이건
세상을 이끌었던 노년이건
나이에 상관 없이

우리 모두는 사랑 받는 사람이기보다
사랑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728x90
300x25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