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장, 두 세계 -
가정 외에는 다른 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사회적으로 모범적 학교에 재학 중인
한 어린아이가
비교적 불량스런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에 부딪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장에서 감탄스러운 부분을
세가지 꼽아 보았다.
첫째, 헤세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두 세계에 대한 형용사적 표현.
헤세는 두가지 서로 상반되는 세계를
멋드러진 형용사로 표현하며
독자를 자신의 유년시절로 초대한다.
마치 그 표현을 읽고 있자면
내가 어린 헤세가 되어
그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는
2마르크를 모을 궁리와 함께
저 멀리서 들려오는
'프란츠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에
소름이 돋게 된다.
둘째, '죄악'이라고 칭하던 행위에
알량한 자존심으로 휘둘리게 됨에 따라
변화하는 어린 헤세의 심경.
헤세는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얕보이지 않으려는 심상이었는지
해보지도 않은 나쁜 일을
마치 영웅담을 늘어놓듯
자랑스레 거짓말을 뱉어낸다.
작은 나쁜 일이 더 나쁜 상황을 낳고 있음을,
이 모든 것이 사람으로부터 발현됨을
제 3자는 깨달을 수 있을지라도,
헤세의 멋진 문장들에 매료되어버린 나는
그 어린 헤세와 함께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인 양
죄책감을 가지기 시작한다.
셋째, 헤세의 내면적 변화에 대해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부모님의 행동.
이러한 해세의 내적 갈등에 대해
책 내부의 타 인물들이 반응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자면,
내 마음이 다 답답해진다.
죄악을 용기있게 끊어내지 못함은
죄악에 익숙할 때도 있지만,
죄악에 전혀 익숙하지 않을 때도
그 두려움과 어두침침한 매력에
무기력하게 사로잡힐 수 있음을
절절히 깨닫게 한다.
결국 인간은
죄악된 것을 마주할 때,
그 매력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해세는 시사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다음 장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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