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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연구소 Lab/학군단

ROTC 면접

by 찬도.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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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8시에 ROTC 2차 평가를 위한 면접이 있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전날 밤에 고심고심하여 골라놓았던 옷들을 입고 학군단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도착한 후 수험표와 조를 배치받고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첫번째로 제 2시험장에서 대기했다.


2시험장은 여러 가지 시사문제나 군인, 경찰, 소방관 등에 대한 생각, 우리나라의 주적이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답하는 단계이다. 긴장을 했는지 면접을 끝내고 시험장을 나와서 '아 왜 그때 이 말을 안했을까...'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면접이란게 마인드컨트롤이나 긴장완화 또한 하나의 평가요소가 아닐까 생각했다. 쩝..


그 후 1시험장으로 이동했다. 1시험장은 주제를 뽑고 그것에 대해 토의할 시간을 준다. 각자의 생각을 A4에 정리하면서, 어떻게 결론을 내려갈 것인지에 대해 조원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니..! 우리 조의 주제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신원을 수사를 위해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토의하시오.'였다. 처음에는 당연히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지면 상처가 잊혀지지 않고 주위에 의해 더욱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주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다른 조원들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했고 단 한명, 내 옆의 조원은 반대이지만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씩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10분이 지나고 토의시간이 끝나자 메모했던 A4 용지는 후보생분들이 거두어가셨고 조금 후에 면접시험장에 들어갔다.


면접관께 각자의 생각을 말씀드리는데 모두 반대의 의사를 표하였더니 면접관께서 찬성의 입장이 되셔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피해자들이 부가적인 정신적 피해를 입을까해서 반대한다고 했는데, 그럼 지원자분들께서도 피해자들에 대한 편견이 있으신 건가요?', '아니라면 그것을 바꾸어나갈만한 구체적 방안이 있나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나가도 세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 도로묵이 되지 않을까요?' 등... 그 질문에 관해 생각하면서 나 또한 피해자에 대한 어느정도의 편협한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어보셨을때 손을 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들이고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것인데 사회가 그들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사회의 전반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꾀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약자들의 아픔이 더욱 커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학생이라면 학교, 직장인이라면 직장처럼 국소적으로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고 여러 교육이나 캠페인을 통해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사회가 약자들을 보듬어줄 만큼 성숙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했던 말을 또 한것 같아...서...으음 모르겠다.





아무튼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번에 강남역 묻지마 살인도 그렇고 우리 사회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살핌이 사라지는것 같다. 말로는 인권인권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인권 외침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고 가면 갈수록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인권을 요구함이 늘어나는 것 같다. 약자를 바라보고 그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말이다. 머리가 복잡하다.


1시험장에서 면접을 끝내고 대기실에서 조금 대기하다가 3시험장으로 갔다. 3 시험장은 발성의 크기, 발음의 정확도, 걷기나 달리기의 자세, O,X 다리에 대해 평가하는 시험장이였다. 발성도 잘 했고 발음도 잘 했고 (인도 지명들 나열돼있어서 깜짝 놀랬지만..) 걷기 달리기도 잘 했는데 O,X 다리에서...생각지도 못하게 다시 해보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다. 살이 없어서 그런지 발 뒤를 붙이고 앞발을 각각 45도 정도 벌렸는데 무릎이 서로 잘 안붙는 것..내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시험이었다.


3시험장이 끝나고 거의 곧바로 4시험장으로 올라갔다. 이는 학군단장실에서 진행되었는데 개인면접으로 자기소개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지원동기나 이전에 있었던 필기, 체력평가의 점수에 대한 질문(필자가 체력측정에서 조금 안좋은 결과를 받았기 때문에..), 또 장교의 자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면접 준비를 하면서 생각해보았던 바가 있어 긴장하지 않고 잘 마무리했다.


시험은 총 4개로 토론, 인성, 신체, 개인 면접으로 나눠진다. 12시 정도에 이를 모두 마친 후 학군단에서 부여하는 확인서를 받아 기숙사로 왔다. 오자마자 면접준비 하느라 못한 과제를 하느라 한숨도 못쉬고 3시까지 과제를 했으나...다 끝내지 못하고 제출 ㅠㅠㅠ 다음부턴 미리미리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저녁 먹고 금요일 과제를 시작했으나 반쯤 하고 또 블로그에서 글을 쓰고 있구나..


아모튼 오늘 하루동안 진 빠지는 일도 많았지만 (면접을 4시간이나 보니..) 느낀 점도 많았고 후보생이 되든 안되든 나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서 다시 열정을 다해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기도하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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