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속초 기행록 (가볼만한 곳, 맛집, 공원, 산책, 추천코스)
<List Up>
김영애할머니순두부
속초해수욕장
속초중앙시장
- 만석닭강정
- 코끼리만두분식
- 속초 막걸리 술빵 술빵
속초 두 호텔
청초호수공원
옛골
11월 한 달 동안의
모든 놀라움과 감사를 한껏 담아
완전한 휴식을 함께 누리고 싶었다.
토요일 아침,성남에서 속초로 향하는 차 안.
아침으로는 겉바속촉의 햄계란말이.
맛이 더해진 기분 좋은 여행의 시작.
가장 긴 인제양양터널을 지나
도착한 곳은
나지막이 바다가 보이는
속초의 어느 한 거리.
익숙함이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강렬하고 행복한 오늘의 기억들로
덧칠되다.
1. 김영애할머니순두부 본점
그렇게 도착한 속초 순두부 마을의 한 식당.
이름 모를, 하지만 매우 친숙한 할머니들의 이름이
곳곳에 적혀있는 할머님들의 이름.
회사 선배가 알려준 식당 앞에 차를
단번에 멋지게 주차를 하고,
줄을 서서 설악산 풍경을 감상하며
입장을 기다렸다.
알고보니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장 예약하는 방식이었으나,
우리는 아무런 상관 없이
그저 들뜬 마음으로 예약을 마치고
주변 정치를 즐겼다.
그러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에
다시 식당으로 향하는 순간,
멀리서 내 이름 석자를 애타게 부르는
사장님의 아우성이 들려왔고,
우리는 이에 향응하는 발걸음으로 답했다.
메뉴는 단 하나.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지는 좌식 식탁.
주변 손님들은 쓱-싹쓱싹 그릇을 비우셨고,
우리의 식탁에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순두부.
간장을 넣지 않은 것이 더욱 맛있었던
그 자체로 어마무시한 순두부.
깊은 맛과 적절한 매콤함을 손보인 비지찌개.
고소한 시금치와 시원한 갓김치,
그리고 달콤한 황태조림.
무엇보다도 건강함까지도 함께 누리는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해.
2. 속초해수욕장
밥을 먹고 단숨에 달려간
속초의 멋드러진 한 바닷가.
'우와...바다다!'
내 마음은 마치 넓은 바다와 동화된 듯
잔잔한 평온과 깊은 기쁨에 적셔지다.
초겨울 바다가 이리도 따뜻할 줄이야.
태백산맥이의 든든한 어깨 뒤에서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누렸다.
감사. 또 감사.
멋드러지게 사진 찍는 시간.
항상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
그렇게 외옹치항을 향해 걷다가
허리를 숙이고 다리 사이로
무진장 모래를 퍼내고 있는
인간 강아지 발견!
비상사태다. 너무 웃긴 나머지
정신을 놓아버려 생각치 못했지만,
이제서야
값진 평온과 행복의 추억 상자를
선물해주신 무명의 형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한껏 전하다.
3. 속초중앙시장
수산물로만 가득할 줄 알았던
연이은 골목 상점들에는
이름도 기억하기 어려운 가지각색의 음식들이
좋은 인상과 맛있는 내음을 뽐내며
아름다운 속초의 저녁시간으로 우릴 초대했다.
- 만석닭강정
속초에 가면 한 번 쯤은 드셔보셨을만한.
하지만 유명세라는 것이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조금의 不 친절함이 인상 깊다.
- 코끼리만두분식
캡사이신과 강황 등 자극적인 맛이 없는,
어린 시절 먹었던 떡볶이가 생각나는 맛.
꽈배기까지 완벽 그 자체.
- 속초 막걸리 술빵 술빵
잊을 수 없는 막걸리.
그리고 그 맛의 분위기를 한껏 담은
부드럽고 담백한 술빵.
4. 속초 두 호텔
수 년전, 친구들과 방문했던 곳으로
초대했다.
조식이 기억에 남던 곳.
하지만 이제는 오늘의 추억으로
완전히 덮어진 장소가 되다.
저녁과 아침에 청초호와 함께 보이는
동해의 일출과 일몰 하늘.
루프탑의 경치와 세련된 인테리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이것들을 공유하는.
이 모든 것을 아주 소중한 추억상자에
담아내다.
5. 청초호수공원
그렇게 정적인 오전을 보낸 후
체크아웃을 하고서는
바로 앞, 청초호 산책을 나서다.
바람은 좀 쌀쌀해서
그늘에서는 꽤나 추울 정도였고,
지금에서야 생각하기로는
겨울에는 항상 추위에 맞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다녀야겠다는.
하지만 매 순간이 그러하듯,
그 어느 때보다도 평안한 오전.
보도블럭을 따라 균형잡기.
건조한 날씨에 대적한 핸드크림 바르기.
다양한 새 친구들의 귀엽고 우아한 모습.
멋드러진 갈대밭과 바다내음.
기증인의 명판이 박힌 나무 숲을 지나고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카페를 탐닉하다.
기쁨이 넘치지 않을 수 없는
온 만물을 함께, 누리는 시간.
6. 옛골
생대구탕.
평생 먹어본 대구탕 중에 으뜸가며,
다른 대구탕을 앞으로 먹을 수 있을까
나름 심각한 고민을 할 정도로.
정성이 가득 담긴 반찬과 더불어
너무도 고소하고 칼칼하고 담백한 생대구탕.
심지어 밥만 먹어도 이렇게 맛있는지.
건너 테이블의 아저씨 또한,
"강원도 밥은 맛이 없는데, 여기는 밥이 너무 맛있네요?"
맛있게 먹으며, 건강하게 먹으며,
감탄하고 감격스러워
한동안은 지긋이 바라보기도.
완전한 휴식과 온전한 기쁨.
지으신 모든 것들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더라.
특히 온 만물보다 소중한 한 영혼.